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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





  • 그래도 희망을 보았습니다


    세월이 참 빠르게 흘러갑니다.
    부모님은 돌아가신 지 오래되었고, 찾아뵐 선생님도 이 세상에는 안 계시고, 이제는 저도 갈 준비를 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산전수전 우여곡절도 많았고 여러 아픔과 상처도 주고받았으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종로 5가에는 복권 명당이라는 구멍가게가 있는데 젊은이들이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네요. 자기들끼리 하는 말이 지나가는 제 귀에 화살처럼 아프게 꽂혔는데 ‘유일한 희망이 복권에 당첨되는 것’이라며 쓴웃음을 짓네요. 젊은이들의 암울한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우연히 지하철역에 전시된 아이들의 그림을 보다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훔치며 새로운 희망을 찾았습니다. 이 어린아이들은 함께 웃으며 살아가는 세상을 그림으로 꿈꾸고 있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 할 것 없이, 장애인 비장애인도, 탈북민과 다문화 이주민도 우리 모두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말입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2학년 아이의 그림을 표지에 실었고 화보에도 몇 장 넣어서 희망의 웃음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5월에는 많은 행사가 줄지어 있네요.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날, 21일 부부의날, 광주 5.18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강아지 똥 권정생 선생의 기일도 5월 17일인데 돌아가신 지 벌써 20년이 다 돼가네요.

    여러분이 기대하며 기다리는 ‘길벗 인터뷰’는 자원해서 발품을 팔며 취재하던 봉사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 쉬었다 가겠습니다. 몸이 빨리 회복되어 인터뷰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빌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번 길벗은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하고 누워서 절망을 밥 먹듯 하는 ‘장애인 형제’를 격려하고 지원하였습니다.

    이번 호에도 함께 해주신 모든 분에게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제 추위는 완전히 물러가고 신록의 계절인가 했더니 어느새 여름이 땀을 흘리며 다가와 앉았네요. 계절도 세월만큼이나 변화무쌍하게 지나갑니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 말고 새로운 오월을 만들어 가기를 바라며 부디 건승하소서!

    이천이십사년 오월
    길벗 발행인 안기성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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